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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윗 왕은 자신의 통치 전성기 때 인구 조사를 해서 하나님의 노여움을 샀다. 당시 인구는 전쟁 시 징병할 수 있는 군사력을 의미했고, 또한 매년 세입 규모가 보장되는 경제력을 뜻하는 것이었다. 사무엘하 24장에는 그 아이디어가 하나님으로부터 온 것처럼 묘사되었지만, 역대상 21장은 ‘사탄이 다윗을 부추겼다’고 기록한다. 하나님을 힘으로 삼아야 할 다윗 왕이 자신의 능력을 자랑하려고 하다가, 7만 명이 죽는 전염병의 심판을 받고 말았다. 하나님은 그가 숫자를 자랑하자 보란 듯이 그 수를 치셨던 것이다.

    그러나 느헤미야의 인구조사는 달랐다. 예루살렘 성벽 재건을 완수하고 나서 그는 도시를 잘 다스릴 수 있도록 인구 센서스를 실시했다. 사람 뿐 아니라 바벨론에서 귀환할 때 함께 온 가축, 귀중품 등의 숫자 까지 느헤미야서에는 상세하게 기록한다. 똑 같은 인구 조사였지만 하나님의 징계가 없었다. 이유는 그에게는 숫자에 대한 자랑의 의도가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현대 사회는 온통 숫자로 뒤 덮여 있다. ‘기상을 알리는 시계의 숫자, 은행 계좌 번호, 수 십 개의 로그인 암호, 전화기에 저장되어 있는 연락처...’ 단 하루도 숫자로부터 자유로운 날이 없다. 하나님을 의지하며 산다는 크리스천들도 숫자 때문에 울고 웃기는 마찬가지이다. “주식이 오르고, 자녀의 SAT 성적이 오르고, 매상이 오르고, 교세가 커지면” 웃는다. 그러나 “당 수치와 혈압 수치가 오르고, 신용카드 빚이 늘어나고, 렌트비가 오르고, 원치 않는 나이가 자꾸 들면” 그만 슬퍼하고 만다.

    그러나 이 숫자라는 것이 삶의 본질은 아니다. 2009년 처음 등장해서 ‘제 2의 금’이라고 불리며 주목받던 ‘비트 코인’이 한 때는 2만 배 까지 가치가 상승해서 투기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는 거품이 사라지고 ‘고위험 투자 상품’으로 분류되고, 많은 범죄의 도구로 오용되기도 한다. 숫자가 주는 환상은 언제나 인간의 욕심을 이용하여 우리를 속이고 있다.

    어떤 때에는 현대 최첨단의 기술과 문명을 떠나서 아미쉬(Amish) 공동체 처럼 해 뜨면 밭에 나가서 일하고 해지면 저녁 먹고 자는 숫자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기도 하다. 그러나 성도라고 해서 현대 사회를 떠나서 살 수는 없다. 다만 숫자 놀음에 놀아나지 말자. 느헤미야처럼 탐욕을 버리고 하나님의 청지기답게 그 숫자를 잘 관리하고 다스리며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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