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과 목회철학

by 웹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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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 건축위원회에서 중요한 결단을 했습니다. 그동안 건축 모금이 순조롭게 진행되어왔고, 이제 설계사를 선정하여 본격적인 건물 설계에 들어가기 전에, 최종적으로 현실적인 총 건축 비용을 산출해야만 했습니다. 당회에서는 올해 초 전교우들이 인준한 건축안의 총 공사비를 증액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했습니다. 건축이 성도들에게 지나친 부담감을 주거나 가정교회 정신을 방해하지 않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그렇다면 선택은 두 가지였습니다. ‘건물 미관을 구현하면서 건축 평수를 축소하느냐? 아니면 처음 원했던 건물 면적을 확보하면서 건축 작품성을 포기하느냐?’ 이것을 결정하기 전에 건축위원들은 2주간 기도했고, 금식도 했습니다.

결론은 10명의 참석 위원 중에서 8명이 ‘미관을 포기하고 면적을 확보하자’는 쪽을 선택해서 결의가 되었습니다. 한국의 교회들은 지나칠 정도로 화려한 건축을 추구합니다. 건축 과정에서 사회의 물의를 빚기도 합니다. 그래서 ‘학교 강당 임대, 양철 교회 (일명 깡통 교회), 비닐 하우스 교회’ 등이 사회에 신선한 인상을 주기도 했습니다. 김포의 한 비닐 하우스 교회에는 전직 대통령이 방문해서 주일 예배를 드려서 해서 화제가 되었습니다. 돈이 없어서 궁상을 떠는 것이 아니라 돈이 있어도 의도적으로 소박함을 추구하는 교회들도 있습니다. 외형 보다 내용의 충실함을 추구하는 목회 소신 때문입니다. 가정교회에 있어서 교회는 야전 사령부와 같습니다. 각 전투 현장에서 돌아와 부상을 치료하고 무기를 보급받기도 하고 휴게시설을 이용하기도 합니다. 그런 야전 사령부의 건물은 영구성보다 휴대성과 기능성에 치중합니다. 미치장(un-finished) 건물에 대해서 문제 삼는 군인은 아무도 없습니다.

이런 결정을 하고 성경을 보니까 노아의 방주도 모양 없는 상자 형태였습니다. 인하대 조선해양학과에서 성경의 방주 모형을 제작하여 해사 연구소에 의뢰하여 선박 복원성과 파랑성(승선감) 등을 대형 수조에서 시뮬레이션을 했습니다. 결과는 놀랍게도 현대 조선공학으로 제작한 여객선 보다 오히려 더 우수한 안정성을 나타낸 것입니다. 모양보다 기능입니다. 그리고 요한계시록에 나오는 천성(天城)의 구조를 보니까 역시 엄청난 크기의 정육면체 (큐빅) 형태였습니다 (계 21:16). 교회도 중요한 것은 구원의 방주 역할을 하느냐? 그리고 하나님 나라의 야전 사령부로서 제 기능을 할 수 있느냐 하는데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대부분의 교회들이 기신자들의 유입을 통해서 성장을 꿈꿉니다. 그래서 예배실에 모든 초점을 맞춥니다. 하지만 저희 교회는 2세 교육시설과 영어권 회중, 그리고 지역사회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문화시설, 체육시설에 초점을 맞춥니다. 다음 세대와 지역사회, 그리고 VIP들과 연결될 수 있는 다리 역할을 하기 위해서 우리들에게는 넓은 공간이 필요합니다. 가정교회의 정신을 잃어버리지 않는 건축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