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탄절이 되면 멀리 떠나 있던 자녀들이 부모님께로 돌아오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우리 교회 자녀들 중에 멀리 타주로 대학에 진학해서 지난 가을 떠났던 딸이 겨울방학을 맞아 집에 왔다. 군에 입대했던 아들과 딸이 훈련을 마치고 자대로 배치받기 전에 성탄연휴를 맞아 집에 왔다. 이제 의젓한 대학생으로, 군인으로, 사회인으로 성큼 성숙해서 돌아온 모습을 보니까 내 자식같이 반갑고 자랑스럽다. 자녀들이 성공할 때만 자랑스러운 것이 아니다. 열악한 상황에서 비관하지 않고 도전하는 것만으로도 박수를 쳐주고 싶다.
성탄절 전야 때마다 무대 앞에 나와서 ‘루돌프 사슴코’ 노래에 맞추어 방울을 흔들고 엉덩이를 으쓱대며 재롱만 부리던 아이들이 성숙하게 자라서, 이번 주에 동네 어르신들을 위문하러 간다. 섬김을 받기만 하던 응석받이가 아니라 음악 연주와 음식과 선물을 준비해서 외로운 이웃을 섬길 줄 아는 나이가 되었다니 뿌듯하다.
올해 마지막 목자 목녀 초원 모임에서는 내년도에 가정교회가 가야할 방향에 대해서 비전을 나누었다. 그 중에 하나가 내년 9월에는 가정교회 전환 2주년을 맞아 ‘어린이 목장’ ‘청소년 목장’을 출범하는 것이다. 지난 10월에 어린이 목장 세미나를 참석하고 돌아온 서현석 형제가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 마디로 올리브 브레싱을 요약하자면, 우리들의 신앙을 자녀들에게도 “공유하고 전수하자”는 것이다. 백번 들어도 맞는 말이다.
우리교회에 어린이부, 중고등부, 음악사역, 영어회중으로 이어지는 사역자팀이 그 어느 때보다 잘 갖추어졌다. 그리고 각 가정에서 부모님들의 헌신과 진실한 삶을 보면서 자녀들이 기꺼이 신앙을 공유하고 전수받는 일이 일어날 것이다. 어느 한 두 사람만의 책임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삶을 통해서 보여주어야 할 일이다. (강재원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