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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 칼럼 -
제목 ‘님’의 파워2021-02-15 18:28
작성자user icon Level 10

(2-21-2016)

한국에 가서 관공서나 은행 등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손님을 부를 때에 ‘아무개 씨’가 아니고 ‘아무개님’ 혹은  ‘아무개 고객님’이라고 부르는 것을 보았다. 우리나라 구어체에서 호칭 뒤에 존칭어미로 붙여 상대를 높여주는 ‘님’은 국어의 독특한 맛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어 성경에서는 하나님을 상제(上帝)라고 번역했으나 우리나라 성경은 ‘하나님’이라는 독특한 명칭을 채택했다. 심지어 나이 어린 상대방의 자제(姉弟)를 부를 때에도 ‘아드님’ ‘따님’이라고 했을 정도다. 남을 높여준다는 것은 좋은 문화다.

그런데 이렇게 좋은 전통이 자칫 마음을 상하게 할 수 있다. 몇 년 전 한국의 한 야당 의원이 “박근혜씨는 독재자..”라는 표현을 써서 여야가 대립한 적이 있다. 뉴스라든가 공적인 문서에서는 물론 님자를 붙이지 않는다. 그러나 구어체에서는 님자는 못 붙여도 최소한 직함은 붙여 주는 것이 기본 예의일 것이다. 그렇다고 상대방이 나에게 ‘님’자를 붙여 높여주지 않는다고 해도 너무 불쾌하게 생각하지도 말아야 겠다. 솔로몬왕도 전도서에서 이런 지혜를 가르치지 않았나?
“남들이 하는 소리에 신경을 쓰지 말아라. 네 종이 너를 헐뜯는 말을 듣게 되더라도 모른 척하여라. 너 자신도 남을 많이 헐뜯지 않았느냐?” (전도서 7:21)

오래 전 어느 교회 나이 많은 장로님이 담임목사님 사택에 전화를 했는데 사모님이 받았다. “김목사 계시오?” “안녕하세요? 장로님. 저희 목사님 지금 안 계신데요? 들어오시면 연락드리라고 할까요?” 그런데 그 장로님이 교회에서 이 사모님의 표현을 문제 삼았다. 나이 어린 목사 사모가 나이 많은 장로님 앞에서 ‘목사님.. 목사님...’ 했다는 것이다. 며느리가 시아버지 앞에서 남편을 부를 때 낮추어서 “아범 집에 없는데요”라고 하듯이 “김목사 나가고 없습니다만 들어오면 전화 올리라고 할까요?” 이런 식으로 예의를 갖추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웃지 못 할 해프닝에서 한 가지 놓치고 있는 것이 있다. 교회에서는 서열이 따로 없다는 사실이다. 직분과 나이를 초월해서 서로가 먼저 높여줄 뿐이다. 가족같이 친밀하다고 해도 손아래 사람을 부르듯이 “야!” “제!”하거나 남들 보는데서 이름을 함부로 부르지 말고 기본적인 예의는 갖추는 것이 그리스도인들에게 적절한 태도이다. 사회적 지위가 낮다고 해서 하대(下待)하는 것을 성경에서는 죄로 지적하고 있다. 직분이 있으면 직분에 님자를 붙여서 불러주고, 없으면 ‘아무개 형제님 자매님’이라고 하는 것이 가장 아름답다. 이렇게 남을 높여서 부를 때 내가 상대적으로 낮아지는 것이 아니라 그런 성숙한 태도는 보는 이들로 하여금 오히려 존경심을 갖게 할 것이다.           (강재원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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