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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 칼럼 -
제목스포츠의 불편한 진실(2018.07.04 )2021-02-16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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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마다 돌아오는 월드컵의 열기가 뜨겁다. 국가 대항전은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항상 온 국민들을 뜨거운 열기로 몰아넣는다. 며칠 전 뉴스 기사 중에 “문대통령 내일 붉은악마 된다.” 라는 제목이 있었다. 멕시코와의 경기 관전을 위해 러시아로 응원을 간 대통령을 가리킨 말인데, 축구 응원만 하면 악마가 되어야 하는지... 지나친 응원 열기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간혹 우리팀의 경기 내용과 결과가 실망스러울 때 부진한 선수와 감독을 질타하며 분노를 발하는 분들을 볼 수 있다. 암울했던 마음에 스포츠를 통해서 카타르시스를 경험하고 싶었는데 오히려 스트레스를 더 받고 마는 것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 패망한 일본에 주둔해있던 연합군 총사령부(GHQ)는 일본에 남아있는 전체주의를 분산시키기 위해서 3S 정책을 실시했다. 그것은 Sports, Sex, Screen의 머리글자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제5공화국 때, 국민들의 불만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해서 역시 3S 정책을 장려했다고 한다. 1980년대에 야간 통행금지가 폐지되어 유흥산업이 급팽창했고, 두발자유화와 함께 성인영화가 개봉되었다. 프로야구, 민속씨름, 프로축구 등이 모두 1980년대에 출범했고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을 유치했다. 민주화 추세라고 볼 수도 있으나 사실 일종의 우민정책이었다는 평가도 있다.

스포츠가 세속적이라고 해서 기독교인들이 경기 관람을 금지할 필요는 없다. 반대로 지나친 승부욕이나 응원열기에 휩쓸릴 필요도 없다. 경기 중 이영표 해설 위원이 이런 말을 했다. “경기장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릅니다. 골을 먹기도 하고 넣기도 합니다. 그러나 똑같은 실수가 반복된다면 그것은 실수가 아니라 실력입니다.” 2002년 월드컵 4강 진출이라는 이변이 물론 일어날 수도 있다. 그러나 피파랭킹 ‘독일 1위, 멕시코 15위, 스웨덴 24위, 대한민국 61위’라는 팩트를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경기를 즐긴다면 분노와 원망까지 가지는 않을 것이다.

멕시코와 한국이 축구하던 토요일 아침에, 청소하는 멕시코 형제가 교회에 왔다. 축구 안보냐고 묻자 ‘친구들하고 중간까지 보다가 왔다.’는 것이다. 친구들이 ‘너 어디 가냐?’고 묻는데 ‘나는 정한 시간에 청소해야할 책임이 있기 때문에 녹화했다가 나중에 보겠다.’고 대답했다는 것이다. 그렇게 축구를 좋아하는 멕시코 사람이 응원열기보다 이렇게 자신의 작은 책임을 우선시 했다는 것이 의외의 큰 감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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