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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 칼럼 -
제목•과다정보 여과하기2021-02-16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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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다정보 여과하기"

강재원 목사 (2021.1.12)


독일의 신학자 칼 바르트(Karl Barth)는 “한 손에는 성경, 한 손에는 신문을”이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습니다. 성경이라는 특별계시를 통해서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그것으로 세상의 사건들을 해석하라는 것입니다. 당시 자유주의의 불트만 같은 신학자는 반대로 “삶의 정황(Sitz im Leben)” 해석법을 주장했는데, 그것은 상황(context)에서 성경(text)을 해석하려는 시도였습니다. 그러나 성경이 지금도 살아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말씀이기에 우리의 출발과 기준은 성경이 되어야만 합니다.

 

크리스천들이 이 시대를 균형 있게 해석할 수 있는 성경적 관점을 먼저 습득하고 나서 최신 뉴스들을 접한다면, 그것은 중보기도와 세상의 빛으로 살아가는 삶에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특별계시인 성경 지식과 성경적 관점을 근거로 한 판단 능력이 부족한 가운데 접하게 되는 과다 시사 정보들은 사실 신앙과 하나님 나라에 오히려 해가 될 수 있습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이 패전한 결정적인 요인 중에 첩보전의 실패를 들 수 있습니다. 히틀러는 영국에서 활동한 스파이들의 첩보를 활용했는데, 연합군의 대규모 병력이 ‘칼레’로 상륙한다는 첩보를 신뢰했습니다. ‘노르망디’로 상륙하는 부대는 기만전술이니까 병력을 이동시키면 안 된다는 치밀한 거짓 첩보까지 전달되었습니다. 그런데 사실 그는 2중 첩자(double spy)이었습니다. 결국 히틀러는 독일 첩보원을 가장한 영국의 첩보원에게 속아서 패전하고 말았습니다. 자기 꾀에 넘어간 것입니다.

 

크리스천들 역시 세상 정보의 진실을 일일이 다 검증할 방법이 없습니다. 루머도 많고 부정확한 정보들도 홍수를 이룹니다. 또 어느 한 일면에만 치중된 정보를 자주 접하다 보면 우리 내면이 ‘분노, 적개심, 공포심’에 사로잡힐 수 있습니다. 혹은 각종 음모론이나 비성경적인 종말론 신앙에 빠져서 정상적인 삶이 망가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성도들은 이 세상의 소식들을 대할 때 어떻게 여과해야 할까요?

 

구약시대 엘리사는 이스라엘이 시리아와 군사적으로 대치하고 있을 때, 적군의 모든 군사작전을 사전에 파악해서 대비시킨 일이 있습니다. 간첩을 통한 첩보가 아니라 하나님의 계시로 인한 것이었습니다. 베드로는 예수님의 말씀을 들을 때 고기잡이에 대한 자신의 전문지식을 내려놓고 순종했는데 그때 만선의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이런 성경적 사건들을 볼 때, 성도들은 세상의 정보나 지식보다 하나님의 계시를 더 의존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정보보다 중요한 것은 실력입니다. 예수님은 공관복음에서 ‘말세에 소문을 듣더라도 당황하지 말고(마태), 놀라지 말고(마가), 두려워하지 말라(누가)’고 하셨습니다. 어차피 ‘이런 일들은 반드시 일어나게 되어있다’라고 경고하셨습니다. 그러니까 여러 가지 절망적인 뉴스를 듣고 한탄하고 비판하고 두려워하기보다는 미리 대비하고만 있으라고 하셨습니다. 세상에는 여러 가지 과다정보, 과대 정보들이 난무합니다. 그런데 정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삶 속의 대안이고 실력입니다.

 

예를 들어, 건강 과다정보를 쳐다보고 걱정할 시간에 차라리 아름다운 자연에 나가서 즐거운 마음으로 운동을 하시고 맛있는 음식을 감사하게 드시는게 실력입니다. 

종말에 대한 음모론, 인본주의와 세속화에 대한 과다정보를 듣고 우리 사회를 한탄하고 입법자들을 비판하게 됩니다만 이것은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적인 추세입니다. 중요한 것은 ‘이것이 바로 우리 자녀들이 살아가야 할 세속화된 세상’이라는 것을 알고 그 세속화를 능가하는 다니엘 같은 신앙으로 우리 자녀들을 키우는 것이 실력입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에 관한 수많은 불편한 뉴스들과 유튜브 영상을 클릭하느라 분개하면서 허비할 시간에, 차라리 ‘나도 그들 못지않은 죄인에 불과하다’라는 진실을 깨닫고 그들을 위해 기도하고 대신 회개하는 것이 실력이고 대안입니다. 떠도는 정보에 근거해서 나름의 애국심만 불탄다고 꼭 나라를 잘되게 하는 것도 아니고, 나름의 신앙심만 불탄다고 꼭 하나님 나라에 이바지하는 것도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기도하는 실력, 희생하는 실력, 대안을 실현하는 실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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