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주일예배 말씀으로 전도서를 상고하고 있다. 전도서 자체의 의도가 하나님을 믿는 신앙에 대해 변증적(apologetic)인 성격을 띠기 때문에, 전도서 강해 설교도 일방적인 선포보다는 상식의 선에서 거꾸로 출발해서 인생의 의미를 탐구해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신앙을 찾고 계신 분들이 좋은 피드백을 주시고 있다.
전도서 내용 중에 ‘세대’(generation)에 대한 언급이 있다. “한 세대는 가고 한 세대는 오되 땅은 영원히 있도다 (1:4).” “이전 세대들이 기억됨이 없으니 장래 세대도 그 후 세대들과 함께 기억됨이 없으리라 (1:11).” 유대인들이 말하는 한 세대는 학자들마다 주장이 다르지만 마태복음의 족보를 기준으로 할 때, 37년이다. 대략 30-40년을 한 세대라고 하면 되겠다.
우리나라에서는 세대를 구분할 때, “6.25세대, 4.19세대, 386세대, X세대, 인터넷 세대...”등이 회자되었다. 미국에서는 “Greatest Generation, Baby Boomer Generation, Generation X, Millennial Generation, Generation Z...” 등으로 구분한다. 어쨌든 자기 직업에 충실한 나이는 30세에서 60세까지 30년이고 길어봐야 25세에서 65세까지 40년이 나의 세대에 주어진 기회라고 보면 되겠다. 그러니까 기회가 있을 때 열심히 살고, 나의 세대가 끝나면 다음 세대에게 물려주는 것이 순리인 것 같다.
한국에서는 이번 주부터 평창 동계 올림픽이 개최된다. 1988년 서울 올림픽 개최 이후 꼭 30년 만의 일이다. 전 세계에서 19세기 ‘이념’(이데올로기)을 가지고 대립하는 마지막 냉전의 장소인 한반도에서 평화롭게 치러지기를 바란다. 이 세대가 지나고 나면, 다음 세대에서는 더 이상 이분법적인 이념을 가지고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국제경제, 자국의 안전, 이민/난민 정책, 소수인권, 사회복지’ 등이 사회의 주요 이슈가 될 것이다.
이번 주 월요일에 시작되는 본 교단 서북부 지방회가 올해로 38년차이다. 필자가 처음 서북부에 인연을 맺은 것은 전도사 시절인 1997년(21년 전)이다. 당시의 선배 목회자들은 올해로 모두 은퇴하시거나 돌아가셨다. 작년과 올해 들어 총 4명의 젊은 목사들이 서북부 지역에 개척하거나 가입하고 있다. 세대가 완전히 교체되는 것이다. 목회 방식도 전혀 달라졌다. 이 세대에는 ‘충분한 신뢰를 바탕으로 형성된 지속적인 인간관계’ 만이 비신자 전도의 유일한 대안이다. “한 세대는 가고 한 세대는 온다”는 전도서의 말씀이 더욱 가슴에 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