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아들 성준이가 지난 금요일 밤에 혼자 비행기를 타고 휴스턴으로 떠났습니다. 내년에 진학할 학교와 ROTC 등을 방문해보기 위해서 3박 4일 일정으로 휴스턴서울교회 아는 목자님 댁에 머물게 됩니다. 키만 자랐지 마음은 아직도 어린아이라 난생 처음으로 혼자 장거리 여행을 하는데 나름 대단한 결심을 하고 떠난 여정입니다.
저는 그동안 자식의 학업이나 진로에 대해서 거의 푸시를 안 했습니다. 주님의 손에 맡기는 방목(放牧)을 빙자한 거의 방치 수준이었습니다. 큰 아이는 자기 앞 길을 거의 스스로 다 알아서 했습니다. 그런데 아들 녀석은 성격이 너무 천하태평이라 12학년이 되었는데도 진로에 대한 계획이 전무한 것입니다. 5일간의 여행을 앞두고 공항 가기 3시간 전까지 짐을 안 싸고 학교 친구들하고 놀고 있다면 더 말할 나위가 없죠. 그래서 작은 애의 진로에 대해서는 제가 푸시를 좀 하기로 했습니다.
학업 성취도가 뛰어나서 학교나 전공에 대해서 예민하고 까다로운 선택이 필요한 상황은 아닙니다. 학업보다도 그 아이의 적성과 잠재되어 있는 장점을 부모가 어느 정도 찾아서 추천해주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공립학교 중 어디로 가든지 그것은 별로 중요한 상황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대학 생활 중에 신앙생활과 좋은 믿음의 친구들과 사귈 수 있는 신앙 커뮤니티가 있는 지역으로 가는 게 중요합니다. 그래서 휴스턴에 있는 학교를 알아봐서 방문하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앞으로 어떤 직업을 가지든지 리더십과 자기관리가 중요하기 때문에 ROTC 과정을 강력하게 추천하였습니다.
밤늦은 시간에 공항검색대를 통과하는 아들 녀석 뒷모습을 보는데 바퀴달린 가방을 안 가져오고 어깨에 메는 스포츠 백을 메고 나갑니다. 멋은 있는데 어깨가 상당히 무거워 보입니다. ‘우리 교회 올 때 꼬맹이 장난꾸러기가 어느새 목소리 깔고 말하는 대학생이 되어가고 있구나.’ 앞으로 부모를 떠나 무거운 인생의 짐을 혼자 감당해야 한다는 게 안쓰러워 보입니다. 그런데 갑자기 아버지 생각이 납니다. 내가 좀 늦은 나이에 군대에 입대할 때 배웅하시던 아버지의 마음이 이랬겠구나 싶습니다.
아브라함이 본토, 친척, 아비 집을 떠났을 때 더 큰 세상을 보았고, 하나님이 그를 더 큰 인물로 사용하셨습니다. 우리 자식을 내 품에 끼고 있으면 영영 내 수준밖에 못 자랍니다. 그러나 그들을 정서적으로 떠나보내야 합니다. 하나님이 쓰시도록 기도로 떠나보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