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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 칼럼 -
제목축도(benediction)의 기원(2020.02.24 )2021-02-16 11:06
작성자user icon Level 10

오래 전 한국에서 신앙생활 할 때 이런 이야기를 듣곤 했다. ‘예배에 지각은 하더라도, 목사님의 마지막 축도만큼은 꼭 받고 가라!’ 좀 아리송한 논리이긴 하지만, 목회자의 축복권에 대한 지나친 기대감이 담겨있다. 또 예배 후에 인사하는게 부담스러워서 축도하는 시간을 틈타서 도망가는 교인들을 겨냥한 권면이 아닌가 싶다. 축도를 영어로 benediction이라고 하는데 ‘좋은 말’이란 뜻의 라틴어에서 왔다. 유대교에도 ‘바라콧’이라는 축도의 순서가 있다. 캐톨릭 교회에서는 미사의 마지막에 ‘강복’이라고 사제가 성호를 그으면서 복을 선포하는 시간이다.

 

예배 학자들은 축도의 기원을 구약성경 (민수기 6:22-27)의 아론의 축복 기도에서 찾는다. 아론이 제사장이었기 때문에 축도는 성직자의 전유물로 인식되었다. 그러나 민수기 6장의 축복기도는 모든 부모가 자식을 위해서 해줄 수 있는 기도이다. 대부분의 개신교회에서 예배 마지막에 선포하는 축도는 (고린도후서 13:13)의 말씀이다.

 

그런데 교단 마다, 목회자 마다 축도의 표현이 변천되어왔다. 전통적으로 ‘...있을지어다!’ 라는 (개역)개정 성경을 따르는 축도가 일반적이었는데, 1990년대 각 교단에서는 ‘...간절히 축원하옵나이다’라는 표현으로 축도할 것을 법으로 결의했다. 그 이유는 그리스어 원어 성경에서는 이 구절이 성직자의 복의 선포(명령)가 아니라 하나님의 복이 임하기를 빌어주는 기도의 표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도 논쟁이 많고, 어떤 목회자들은 여전히 선포형 축도를 고집하기도 한다. 그리고 복을 선포하는 열정이 커짐에 따라 성경 본문보다 더 다양한 표현들이 추가되었다. 예를 들면, ‘이제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의 은혜와 하나님 아버지의 무한하신 사랑하심과 성령의 감화-감동-내재-교통-충만하심이 이제로부터 영원토록 함께 있을지어다!!!’

 

신약성경에는 고후 13:13외에도 많은 축복 기도의 구절들이 나온다. 영국 교회에서는 (빌 4:6)을 축도로 사용했다. 표현 자체보다도 축도에서 더 중요한 것은 ‘복의 근원이 하나님께 있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성직자의 축복권 독점이 아니라 가정에서부터 서로 복을 빌어주어야 한다, 덕의 말을 해줄 때 그것이 bene(well)+diction(speak)이 된다. 집에서도 자녀들을 위해 축복의 말과 축복의 기도를 많이 해주어야겠다.

 

 

*이런 뜻에서 주일 예배 때 그리스 원문에 가까운 새번역의 본문 그대로 축도를 시도해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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