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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 칼럼 -
제목이민교회 2세 영어권 교회에 대한 결론2022-08-05 12:11
작성자user icon Level 10

이민교회 치고 자녀 세대의 신앙 전수에 관심이 없는 경우는 못 보았습니다. 그것이 이민 1세대의 순수한 비전이든 아니면 한어권 이민자들의 감소로 인한 생존 전략이든 교회 안에 교육부와 영어예배를 세워보려는 관심과 노력은 늘 있어왔습니다. 영어가 능통한 2세 사역자를 구하고 싶은데 도저히 구할 수 없다는 하소연도 많이 듣습니다.

또 가까스로 많은 사례비를 주며 EM 담당자를 구해서 영어예배가 잘 정착하는가 싶었는데, 한어회중과의 갈등으로 결국 독립해서 나가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영어권 2세들은 한어회중이 너무 싸우고 서로 비난하는 모습을 보고 상처를 받았다고 하고, 한어 회중들은 2세들에게 많은 투자를 했는데 애들이 교만해서 어른들 말을 안 듣고 결국 배신하고 나갔다고 실망감을 드러냅니다. 누구 잘못일까요?

가정교회를 잘 하는 교회들 중에서 이러한 이민교회의 고민에 대해 새로운 해법과 example을 제시한 교회들이 있습니다. 교육부 담당자를 꼭 신학생이나 전도사 중에서만 찾지 않고, 평신도 중에서 은사가 있는 목자 목녀님들을 발굴하여 훈련해서 세운 교회들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EM under KM’의 모델을 벗어나서 영어 회중(ESC)의 독립성을 인정한 ‘2 congregations 1 church’ 모델이 잘 정착한 교회들이 여럿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여기까지만 해도 대단한 진보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논쟁점은 남아있었습니다.

이러한 성공적인 두 회중의 교회모델에도 해결해야할 문제점이라면, 영어회중(ESC)의 한국적 정체성이었습니다. 그들은 스스로 자신의 회중이 다문화 교회(multi-cultural church)라고 생각하는지 아니면 한국적 뿌리를 간직하고자 하는지?’에 대한 것입니다. 만일 한국적인 정체성을 내려놓고 다문화 교회로 방향을 정했다면 굳이 한어회중(KSC)와 끝까지 한 교회로 교류해야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 조차 1세 부모들의 자식세대를 향한 아쉬움은 아닌가? ESC의 목사가 한국계 아닌 분으로 세워지면 그 다음에는 어떻게 되는가?...

이번 컨퍼런스에서 신동일 목사님의 영어회중에 대한 강의와 수강자들이 던진 질문들을 들으면서 저 나름대로 이민교회의 2세 영어회중에 대한 정리가 되었습니다. 영어권 2세들의 공동체를 한인교회 산하의 교육부나 영어예배 정도로 예속하지 않고 독립성을 부여하는 것은 필수적입니다. 그러나 한인교회의 정체성 여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다민족 교회든, 한국적 뿌리를 가진 교회든 그것은 지역적 특성에 따라 순리에 맡기면 됩니다. 중요한 것은 one church에 대한 부분입니다.

우리 자녀손들이 신앙생활을 가까이에서 잘 하는 모습을 보고 싶은 것은 당연합니다. 또 우리가 피땀으로 헌신해서 세운 교회의 대가 끊어지지 않고 이 땅에서 계속 한인교회의 정체성을 갖고 이어지기를 바라는 것도 이해가 갑니다. 그러나 우리의 one church라는 조항이 후세 교회의 발전에 제약이 된다면 그것조차 놓아주어야 합니다. 자녀들이 어릴 때에는 부모와 한 집에 살면서 모든 지원을 받아야 하지만, 성인이 되어 직업이 생기고 자기 가족을 거느리게 되면 부모와 딴 집에 살 수 있습니다. 물론 집이 크고 양쪽이 다 원한다면 같이 살 수도 있을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ESC가 너무 성장해서 더 이상 한 캠퍼스에 머물지 못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 한어 1세 교회가 해야할 사명이, 한국교회의 정체성을 강요하는 것도 아니고 한 캠퍼스 원칙을 고집하는 것도 아닙니다. 우리 스스로가 매우 강력한 선교적 교회론을 제시하고, 실제로 그런 건강한 교회의 모델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선교적이고 신약적인 지역교회들의 네트워크가 얼마나 이 시대에 파워풀한 것인지에 대해서도 맨토가 되어주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들이 한국 2세 중심이든, 아시안 중심이든, 아니면 다민족 중심이든, 심지어 백인 중심의 교회이든 상관없이 우리 한어회중에게 손을 내밀 것입니다. 그들은 House church spiritministry를 배우고 전수 받고 싶어할 것입니다. 그 어떤 주류 교단이나 매가 처치들에서 찾아보기 힘든 건강한 교회론(가정교회 정신)이야말로 세대와 언어를 초월해서 한어회중(KSC)와 영어회중(ESC)를 묶어주는 강력한 끈이 될 것입니다. 그렇게 될 수 있다면, 우리 자녀손들이 꼭 한 건물에서 예배드리고 교육부나 행사를 교류하지 않더라도 우리의 마음은 뿌듯할 것입니다. 우리 교회와 교회 건물을 뿌리 삼아 결국 저렇게 건강한 신약교회들이 미국 땅에 세워지고 열매 맺게 되었구나 하고 감사하면서 이민자의 여정을 마감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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