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카상으로도 불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은 1929년 LA에서 270명의 영화 관계자들 ('영화예술과학 아카데미‘ 회원들)이 모여서 12개 부문으로 조촐하게 시작되었다. 1944년부터 할리우드 외신 기자 협회가 선정해서 시작된 ‘골든 글로브 상’과 함께 미국의 권위 있는 영화 시상식이다. 유럽에서는 앞으로 나올 영화를 미리 선보이는 3대 영화제 (칸 영화제, 베니스 영화제, 베를린 영화제)가 국제적이라면 아카데미 시상식은 미국에서 개봉된 할리우드 영화에 국한되는 면이 있다.
92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오스카 시상식은 최근 몇 년 동안 너무 상업적이고 백인 남성 중심의 로컬 영화 시상식 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그래서 최종 투표를 하는 회원들의 인종과 성별, 국적을 다양하게 하려고 노력해왔다. 그러다가 이번에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pasrasite)이 4개 부문을 수상하는 이변이 일어났다. 특히 작품상은 제일 마지막에 수여할 정도로 하이라이트인데, ‘기생충’은 외국어 영화 최초의 작품상이었고, 아시아 최초의 각본상이었으며, 한국 최초의 아카데미 수상이었다. 미국 사람들은 외국어 영화를 자막을 읽으면서 보는 것을 상당히 싫어하는 것을 감안할 때 이것은 엄청난 변혁이다. 영화 속 대사처럼 ‘굉장히 상징적이고 시의적절한’ 일이 벌어졌다.
그런데 이 ‘기생충’의 신드롬이 미국 대선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있다. 백인 남성 우월주의의 상징이었던 트럼프의 재선을 저항하는 문화의 단면을 보여준다. 영화 속 가난한 남자는 반지하에서 지상으로 상승하려고 했으나 결국 더 깊은 지하로 추락하고 말았다. 이 영화가 사회 빈부와 차별의 이슈를 시사한다.
그동안 미국에서는 유색인종 대통령이 탄생했다. 마틴 루터 킹 jr. 목사가 흑인 인권 운동을 하다가 암살 당한지 41년 만인 2009년 오바마 대통령이 당선되었다. 2016년에는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이 미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 후보로 지명되어 경선을 치렀다. 올해 민주당의 후보 경선에서 ‘피트 부테제즈’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그는 37세로 최연소 후보이고, 2015년 동성애자임을 공식 선언하여 2018년 동성과 결혼을 한 미국 최초의 동성애 경선 후보이다.
지금 미국 문화는 급변하고 있다. 변화는 좋다거나 나쁘다거나 단적으로 말하기 어렵다. 우리가 복음을 전해야할 세상의 흐름/트렌드를 빨리 파악하는 것은 중요하다. 해체(deconstruction)가 핵심인 포스터 모더니즘은 1990년대 소련의 붕괴와 냉전이 종식되면서 현실화 되었다. 그리고 한 세대가 지나고 21세기의 첫 20년을 보낸 지금 우리는 전 세계와 미국에서 전통의 해체와 재구성을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교회가 복음 전파의 사명을 완수하려면 전통의 권위를 내려놓고, 새로운 세대에게 시각화된 복음을 보여주어서 그들의 마음을 감동시킬 수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