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방송이나 미디어에는 수 많은 신조어들이 회자됩니다. 신조어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밈'(meme)이란 것도 있습니다. 미디어나 SNS에서 유행되는 2차 창작물이나 패러디물 (주로 영상이나 그림, 또는 유행어)을 가리킵니다.
특히 이민 오신지 10년 이상 되신 분들은 한국의 미디어를 접할 때, 도대체가 무슨 말인지 알 수 없는 단어들을 보면서 적잖이 당황하실 것입니다. 1990년대부터 인터넷이 한국에서 상용화 되면서 대중 문화 소통은 획기적인 변화를 맞이했습니다. 먼저 이런 신조어들이 물밀듯이 쏟아져 나온 원인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1) 축약형이 있습니다. 바쁜 세상 특히 재빨리 손가락으로 텍스트 타이핑을 해야하는 상황에서 많은 축약형이 등장했습니다. 예를 들자면, 멘붕(멘탈붕궤), 지못미(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코시국(코로나 시국), 가성비(가격대비성능비율), 극혐(극한혐오), 넘사벽(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 ㅎㅎ(하하), ㅋㅋ(크크), ㅇㅋ(오케이), ㅁㅊ(미친), ㅎㄷㄷ(후덜덜), 불소(불타는 소통), 구취(구독취소), 안궁(안궁금해),
이런 현상은 영어권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lol — laughing out loud (큰 소리로 웃음)
ROFL: Rolling on floor laughing (떼굴떼굴 구르며 웃을 정도로 웃김)
brb — be right back (금방 올게)
btw — by the way (그건 그렇고)
lmk — let me know (알려줘)
g2g — got to go (가야 돼)
2) 세계적인 온라인 게임 시장이 커지면서, 게임과 관련된 용어들이 사회에서도 통용되기 시작했습니다.예를 들면, 득템(아이템 얻음), 만렙(최고 레벨), 주작(조작), 역관광(압도적인 역전) 등...
3) 외래어의 영향도 커졌습니다. 예를 들면, 오덕후(오타쿠: 매니아), 레알(현실), 인싸(인사이더), 스포(스포일러, 영화 줄거리), 츤데레(일본 애니메이션의 한 캐릭터: 겉으로는 쌀쌀맞으면서 실제 속으로는 친절함) 등...
4) 전통적인 표현에 진부함을 느낀 신 세대의 창의적인 대체표현들이 등장합니다. 예를 들면, 급식(학교에 도시락 대신 급식 먹는 요즘 청소년), 일진(학교 폭력배), 빵셔틀(반에서 매점 심부름 다니는 아이), 머선129(무슨 일이고), 잼민(초등학생), 핵노잼(매우 재미 없음), 완전(매우), 쩐다(대단하다), 1도 개념없다(하나도 눈치가 없다), 개꿀맛(매우 맛있다), 진지충(너무 진지하기만 한 사람), 미필이다(무식하다) 등...
저도 처음에는 이런 현상을 국어 파괴라고 매우 안 좋게 보았습니다. 그런데 언어라는 것이 각 시대마다 변천한 과정들이 있었고, ‘어법에 맞지 않는 표현들도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받아들이면 표준어로 자리잡게 된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국립국어원에서 표준어를 사정하는 원칙 제1장 총칙이 “표준어는 교양 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는 현대 서울말로 정함을 원칙으로 한다.”입니다.
예를 들면, 허름하고 잡스러운 물건들을 ‘허접쓰레기’라고 하는데 원래는 ‘허섭스레기’라고 해야 한답니다. 그런데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이 허접쓰레기라고 표현하다보니까 이제는 그것도 표준어가 되었고, 심지어 ‘허접스럽다’라는 표현도 표준어로 채택되었습니다.
물론 이런 신조어들을 다 습득할 수도 없고, 습득할 필요도 없습니다. 다만 왜 이런 트랜드가 생기는지는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새로운 문화를 읽을 수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전도해야할 이 시대의 사람들이, ‘인터넷 커뮤니티, 네트워크 게임, 빠른 문자 소통, 전통에 얽매이기 싫어함’ 등의 문화를 갖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들의 새로운 문화를 정죄하고 비판하기 전에, 가능하면 그들의 소통방법을 이해하고 공감하려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문화소통만으로 구원에 도달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에, 마음의 문이 열렸을 때에는, 십자가의 복음을 전달하여 구원의 열매가 맺혀지기를 기도하고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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