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과 편견은 왜 생기나?"
강재원 목사 (2021년 3월 22일)
미국의 심리학자이며 하버드대학의 교수였던 '고든 올포트' (Gordon Allport)는 인종차별 등의 사회적 편견에 쉽게 빠지는 원인을 이렇게 요약했습니다.
"수많은 경우에서 우리는 단일한 사건을 '유형화'하고, 친숙한 범주 속에 넣은 후 그에 따라 행동한다."
한 예로, 루터의 종교개혁으로 개신교(기독교)국가였던 독일에서 나치는 모든 유대인들을 1세기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박은 악한 민족으로 유형화했고, 모든 악을 소멸해야한다는 신앙적 범주속에 홀로코스트를 넣고 600만 학살을 실행했던 것입니다.
우리가 지나친 일반화로 편견에 빠지는 예는 많습니다. '흑인은 모두 머리가 나쁘고 게으르며 범죄자다' 라든가, '공화당은 모두 백인우월주의자들이며 인권과 자연보호를 유린한다' 혹은 '민주당은 모두 사회주의자들이며 반기독교적이다' 등 우리는 이미 많은 고정관념들을 갖고 있습니다.
이러한 편견은 일부 사실이기도 하지만, 케이스 마다 사람마다 틀리고 다양합니다. 흑인들 중에 머리좋고 성실한 사람이 얼마나 많습니까? 정치적 성향도 극좌/진보와 극우/보수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도 매우 다양한 스펙트럼이 존재합니다. 최근 미국인들의 62%가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 부족하기 때문에 제3의 정당이 필요하다고 갤럽 조사에서 답했습니다.
이런 '무의식적 편견' (unconscious bias)은 우리들 누구나에게 있습니다. 평생을 흑인 인권을 위해서 투쟁했던 남아공의 '넬슨 만델라' 도 어느 날 비행기를 탔는데 '기장이 흑인이란 것을 알고 불안감을 느꼈다'고 솔직히 고백한 적이 있습니다.
고든 올포트 교수에 의하면, 폭력과 폭언 등을 행하며 차별하는 사람은 스스로 '나는 편견이 없다'라고 생각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한 번 편견에 빠지면 노약자를 공격하는 등 비윤리적인 행동에 대해서도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못하게 되는 것입니다.
사람이 오랫동안 차별의 문화속에서 살다가 보면 그것을 당연한 것으로 느끼게 되고, 오히려 평등이 불공평하고 불편하다고 느끼게 됩니다. 오랫동안 당연히 누려오던 특권을 빼앗긴다는 위협과 억울함을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세뇌라는 것이 있습니다. 사람이 한 번 사상이나 관점에 편견을 갖게 되면 다시 균형으로 돌아오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그래서 이단 종파에 빠지는 것이 무섭습니다. 평생 떨쳐버리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래서 정치와 종교, 인권에 대해서는 사적인 논쟁을 하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싸움만 되지 절대로 상대방을 설득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고든 올포트 교수는 차별과 편견 해소에 대한 해법으로 차별금지법 입법을 강조했습니다. 외적 행위가 내면의 사고습관과 감정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입법 조치를 공적인 차별만이 아니라 사적인 편견까지 감소시키는 주된 수단 중 하나로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크리스천으로서, 우리 자신도 신앙의 맹점과 편견이 없는지를 잘 분별해야 합니다. 이 사회의 세속화와 불평등에 대해서 감정적으로 반응하기 보다는 올바른 법안이 세워지도록 지속적인 기도와 영향력을 발휘하는 인내가 필요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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