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부터 해피 밸리 올라가는 길목에 꽃장사가 포진하기 시작했다 . 무슨 때인가 생각해보니 전몰장병들의 순국을 기념하는 Memorial Day 가 다가오고 있었다 . 링컨 메모리얼 묘지 건너편의 윌라밋 국립묘지를 보니 작은 성조기가 줄을 맞추어 각 묘 앞에 보기 좋게 꽂혀져 있었다 . 묘지를 지나갈 때 마다 죽음을 생각하게 된다 . 죽음을 생각할 때 마다 삶의 의미를 다짐하게 된다 .
얼마 전 한 크리스천의 장례식에 참여한 적이 있다 . 지난 세월의 가족사진들을 영상으로 보여주었다 . 이민 초기 30-40 대의 청청하던 시절부터 시작하여 최근의 투병생활을 하던 80 대까지 모습을 보게 되었다 . 생전에 개인적인 친분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 화살 같이 빠르게 지나가는 인생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드는 순간이었다 . 나의 인생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
30 대에는 자녀들을 낳고 키우는데 분주하다 . 40 대에는 자신의 직업에서 안정을 찾고 교회 봉사도 왕성하다 . 50 대에는 자녀들이 부모를 떠나 학교와 사회로 진출하며 , 교회에서는 리더십을 발휘하게 된다 . 60 대에는 자녀들의 결혼과 손주 보는 기쁨이 있고 사회와 교회에서 은퇴를 준비한다 . 70 대에는 부부가 해로하기 위해서 건강에 관심을 갖는다 . 80 대에는 많은 사람들이 원치 않는 홀로됨과 육신적 연약함을 겪게 된다 . 한 마디로 인생은 생로병사이다 . 어쩌면 이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주어진 삶을 더 Happy 하고 Healthy 하게 살 수 있을 것이다 . 돌아오면서 나의 장례식을 상상해보았다 . 교우들과 자녀손들은 과연 나의 생애를 어떻게 평가하고 회고해 줄까 ?
먼저 나는 장례식 때 뷰잉 (viewing) 을 하지 않겠다 . 미국에서는 'a wake' 라고도 하는 이 순서는 고인의 죽음을 가족들이 현실로 받아들이는데 도움을 주고 , 마지막 작별의 시간으로 의미를 주기도 한다 . 그러나 어떤 조객들은 그 앞에 가서 묵념도 하고 참배도 한다 . 그리고 좋은 상태로 보여주기 위해서 방부처리를 많이 하는데 매장 후에도 시신이 잘 썩지 않는다 . 죽은 사람의 시신은 썩어 흙으로 돌아가는 것이 마땅하다 . 나는 사람들에게 죽은 모습으로 기억되고 싶지 않다 . 생전에 부족하지만 ‘ 잘 살았던 ’ 목사로 그리고 주님과 함께 ‘ 잘 살고 ’ 있는 성도로 기억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