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식년 여행 중에 전해 드리는 마지막 칼럼이 될 듯싶습니다. 한국에 계신 어머님이 편찮으셔서 조만간 한국을 방문해야 할 상황이 생길 것 같아서 예정보다 한 주 앞당겨 오레곤에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지난 주 캔사스 시티 공항에서 아이들과 이산가족 상봉을 했는데, 팔이 골절되어 깁스를 한 아들 녀석과 동생을 데리고 같이 걸어 나오는 딸아이의 모습이 한 달 새 많이 성숙해보였습니다. 지난여름 인디안 선교를 같이했던 캔사스 Oak Hills 장로교회에서 주일 아침 예배를 드리고, 오후에는 (선교를 인솔하여 왔던) Curt 장로님 집에 초청받아 여러 교인들의 따뜻한 환대를 받았습니다. Byung과 David (한병문 집사님과 안대우 집사님)께 안부 전해달라고 하더군요.
저희는 지난 주 중에 캔사스주를 떠나 콜로라도 덴버를 거쳐 이번 주일에는 유타주의 Salt Lake City에서 주일예배를 드린 후, 아이다호를 거쳐 화요일 쯤 드디어 오레곤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미국에 경치 좋고 살기 좋은 고장들도 많다지만 결론은 그래도 오레곤이 제일 좋다는데 의견의 일치를 보았습니다. 장거리 운전을 하면서 7년 전 편집해서 가족들이 들었던 찬양과 음악 CD를 다시 들으며 지난 몇 년을 돌아봅니다. 온누리성결교회에서 와서 하나님의 많은 축복을 받았습니다. 나는 그저 주님께 불충분한 헌신을 했을 뿐인데, 하나님은 사역과 삶 모든 분야를 축복해주셨습니다. 자녀들을 위해서 해준 게 별로 없는 방목형(?) 부모였는데 하나님은 자녀들의 진로를 책임져 주셔서, 6학년이던 딸아이는 어느새 대학생이 됩니다. 저의 능력에 비하면 목회 사역도 하나님의 복을 많이 받은 셈이고, 저희 가정의 건강, 신분, 주택 등 모든 삶의 필요들도 알아서 보너스로 채워주셨으니 하나님의 은혜가 참 신비합니다.
특히 많은 목사님들이 침체나 탈진 가운데에서도 마음에는 원이로되 교회 사정상 시행하지 못하는 안식년을 선뜻 허락해주신 우리 교우들, 그리고 두 달간 교회를 지켜주신 장로님들과 모든 봉사자들께 감사드립니다. 제 삶에서 큰 전환점이 된 이번 두 달 간의 안식년 여행을 마감하며 인생과 목회의 의미를 재정립해봅니다. 앞으로 내 인생에서 주님을 위해 헌신할 수 있는 기간도 3 terms (21년) 정도 남았을 뿐이더군요. 콜롬비아 강의 연어가 5천마일 넘게 헤엄쳐 큰 바다를 보고 다시 본향으로 돌아올 때에, 수많은 위험과 장애물을 감수하면서도 기어코 조류를 거슬러 올라가는 거부할 수 없는 그 운명처럼, 저도 사명감을 갖고 돌아갑니다. 마치 처음 목회를 시작하는 그 초심으로.... 내 꿈이 아닌 주님의 꿈을 품고.... (강재원 목사)